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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기계치의 운전면허 도전기 6

머니앤파워 2024. 7. 2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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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황청심원 먹고 기능시험 삼수에 도전!!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아하하하하...크크

이 글은 2021 11 8일 운전학원에 등록하여 2022 1 12일 운전면허증을 취득까지의 웃음과 눈물의 도전기입니다.

 

                                                      2년전 겨울 제주도 여행중에 찍힌 사진

 

(머니파워=황진교) 시험 한 시간 전인 12 10분쯤 학원 뒤 공원 벤치에서 물약으로 된 우황청심원을 마셨다. 생전 처음 먹어보는 말로만 듣던 우황청심원, 신경안정제였다. 어제 퇴근길 들린 약국에서는 청심환은 없고 물약인 청심원이 있다 해서 구매한 것이다. 전 날 언니와의 통화에서 언니도 운전면허시험에서 두 번인가 세 번 떨어진 후 우황청심환을 먹고 합격했다고 했다. 언니의 실제 경험 얘기는 평소에도 약에 대한 의존도가 극히 낮을 뿐더러 타인에게까지 위험할 수 있는 부작용을 염려하여 망설이던 나를 약국으로 인도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현재 운전 고수인 언니에게도 지금의 나 같은 시간이 있었구나 싶어 많은 위로가 되기도 했다. 언니는 도로주행 때 먹었다고는 했지만.

이번에는 20여 명의 응시생 중 순서 1번을 받아 들었다

나이 순인가? 삼수생이어서 1번을 준 건가? 유리한 건가 불리한 건가...

긴장 속에서도 그런 쓸데없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떠다녔다. 그리고 공원에서 마시고 온 우황청심원의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신경이 곤두섰다. 어떤 정신적 신체적 변화가 있을지 걱정과 기대가 뒤엉켰다. 그런데 시험 전 긴장으로 인한 가슴 두근거림은 여전했다. 건강한 체질에는 우황청심원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가 의심스러웠다.

직각주차에서 탈선으로 10점 감점 됐고 교차로 좌회전쯤에서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았는지 잘못 켰는지 또 감점을 당했다. 그때부터 또 불안 초조해졌다. 시간초과로 감점받거나 남은 가속코스에서 실수하면 또 불합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뭐냐... 약효과는 전혀 없는거야? 사수는 안돼... 절대 안돼...

드디어 종료코스가 눈앞에 보였다. 그런데 '실격입니다, 불합격입니다'라는 멘트가 들리지 않았다. 합격인가?

종료코스에 들어와 차를 세웠는데도 다른 합격생들에게는 나오던 '축하합니다 합격입니다 '라는 경쾌한 멘트가 들리지 않았다. 불합격인가?

다가온 진행요원에게 안전벨트를 풀며 합격인가요? 불합격인가요? 다급하게 물었다. 진행요원은 대답 대신 그렇게 밟으면 어떡해요... 나무란 후

"사무실 가서 도로연수 신청하세요... "했다.

합격했구나 드디어...

어리벙벙해서 기쁨이 느껴지지도 않았다.

내가 그렇게 밟았다고? 혹시 시간초과로 불합격할까 봐 속력을 낸 건가? ... 대담했구나 내가... 하긴... 두 번째 기능시험에서 불합격이라고 내리라는 말에도 엑셀을 밟고 내달렸던 내가 아닌가... 크크...

그런데 명확하게 기억나지가 않았다. 이건 극도의 긴장감 때문인가 우황청심원의 효과인가...

어쨌거나 합격, 합격했다... 삼수만에 합격했다아아...

기쁨은 뒤늦게 찾아왔다. 시간이 갈수록 기쁨은 점점 커졌다. 나누고 싶어졌다 이 성취의 기쁨을...

먼저 절친 4명 단톡에 알렸다.

ㅡ합격!!

그런데 친구들 반응이 참... 실망스럽고 어이없었다.

ㅡ안 그래도 어찌 됐나 기다리고 있었지

이 친구 반응은 괜찮았다.

ㅡ와우 축하축하.., 이제 면허증 보유한 여자 됐네...

또 한 친구의 반응이었다. 벌써 면허증이라고? 참 나...

ㅡ축하축하.... 다음은 멋진 차 구입!!

또 다른 한 친구의 반응은 내가 따라갈 수 없을 만큼 앞서 갔다.

불과 일주일 전에,

ㅡ장내기능시험 두 번째 떨어졌다... 들어간 돈과 시간과 에너지가 아까워 그만둘 수도 없고... 삼수에는 될까? 사수 오수까지 가면 어떡하지? 자신이 없다. 왜 시작했는지 후회만 되고... 도로주행은 또 어찌할지.... 진퇴양난이다 흑흑... 그냥 살던 대로 살걸...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왜 뒤늦게 바람은 들어가지고... 나 좀 말리지 그랬냐...

그렇게 참담함을 전했건만 다 잊어먹고 최종 합격해서 면허증 취득한 줄 알고 있었다.

남편도 마찬가지였다.

ㅡ잘했다.... 면허증 나오면 시내연수받아!!

참 나...남편... 너 마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일이었다.

ㅡ이 무심한 남편아... 시내연수라니... 시내연수라니... 이제 겨우 기능시험 통과했는데... 앞으로 도로연수 교육받고 또 도로 시험 보고 합격해야 면허증이 나오는데... 가장 어려운 공포의 도로연수 단계가 남아 있는데...면허시험 본지 까마득히 오래되어 다 잊은 듯 하여 일부러 자세히 설명해 주기까지 했는데 귓등으로 흘러 들었구만 흘러 들었어... 그래... ... 나만 힘들고 나만 긴장하고 나만... 애간장이 타는거지... 그렇지 뭐...

기분 좋은 축하를 받기는커녕 실망스러운 반응에 맥이 풀리면서 피곤이 몰려왔다.

그 말이 맞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그다지 관심 없다. 가족조차도. 면허증 따거나 말거나... 떨어지거나 말거나... 삼수를 하거나 말거나... 우황청심원을 먹거나 말거나...

결국에는 오로지 자기 자신을 향할 뿐이다. 나 또한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는 것도 안다.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한다는, 행동의 목적을 타인의 행복에 둔다는 이타심도 결국은 타인을 위하는 자신의 행복과 만족에 귀결되지 않을까.....

그래서 인간이란 아무리 어울려 함께 울고 웃어도 결국은 바다 위 하나의 섬처럼 외롭고 쓸쓸한 존재들일뿐이다

그만큼 자유로울 수도 있다는 뜻이기에,

우리 모두는 안쓰러우면서도 대견한 존재들이다.

해서 나는,

그들의 무심함에 상처받기보다 끝내는 웃어넘길 수 있었다.

아주 오래된 노래 가수 김국환의 타타타를 아무도 모르게 불러재끼면서...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한치 앞도 모두 몰라 다 안다면 재미없지...

아하하하하하... 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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