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4천억, 2158억 주식담보대출 새로이 발생

(머니파워=강민욱 기자) 올해 2월 기준 태영과 신세계그룹이 새롭게 주식 담보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는 주식 담보 대출이 없던 그룹이다. 대출금액도 태영은 4000억 원, 신세계는 2158억 원으로 주식 담보 대출로 상위권에 올랐다. 오너일가가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는 주된 이유는 경영자금 마련, 승계자금 확보, 상속세 납부 등의 목적이 주요인이다.
26일 기업분석연구소가 2월 20일 기준으로 88개 대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79개 그룹의 오너일가 주식 담보 현황을 조사한 결과, 42개 그룹에서 최소 1명 이상이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것으로 확인됐다. 8개월 전보다 12개 그룹이 늘어난 것이다. 대출금액 증가액은 1조 4597억 원 이상이다.
주식을 담보로 하는 대출금액 증가에는 태영, 신세계, 여기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겪은 영풍그룹의 대출 증가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태영과 신세계의 경우, 기존에 없던 주식으로 대출을 일으키면서 대출 발생 대기업군 상위에 올랐다. 태영그룹의 경우 윤석민 회장(보유주식 1282만 7810주)과 부친 윤세영 창업회장(26만 6955주)가 공동 담보로 4000억 원을 대출받았다. 현재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상태다.
신세계그룹에서는 정용진 회장이 보유 주식 796만 493주 중 65%(517만 2911주)를 담보로 2158억 원을 대출받았다. 이마트 지분 매입 자금으로 추정된다. 정 회장은 지난 2월 14일 모친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 전량(10%)을 2140억 8630주에 사들였다.
대출금 규모가 가장 큰 그룹은 여전히 삼성이다.
삼성가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제외한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 등 세 모녀가 주식 담보 대출을 받고 있다. 이들의 총 대출금은 3조 2728억원으로 전년 대비 3400억 원 증가했다.
홍 전 관장이 대출금 상승을 주도했다. 보유 주식 9978만 7277주 중 절반이 넘는 5180만 1809주(51.9%)를 담보로 2조 1200억 원을 대출받으며, 개인별 담보 대출금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조 7800억 원에서 3400억 원 증가한 것이다. 반면 이부진·이서현 사장은 대출금 변동 없이 각각 5800억 원과 5782억 원을 유지했다.
효성은 올해 삼성에 이어 두 번째로 주식 담보 대출 금액이 컸다. 조현준 회장과 동생인 조현상 부회장은 각각 5822억 원과 1670억 원을 빌렸다. 조 회장의 담보 금액이 전년보다 1032억 원이 증가한 반면, 조 부회장은 1122억 원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담보 비중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조 회장은 47.2%에서 65.9%로 증가했지만, 조 부회장은 67.3%에서 18.2%로 크게 낮췄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개인 담보대출 금액 기준 2위에 올랐으며, 조 부회장은 13위에 머물렀다.
SK그룹의 경우 대출금은 233억 원 가량 줄었으나 담보 비중이 38%에서 49%로 11%포인트(p) 증가했다. SK가에서는 최태원 회장의 동생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의 대출금 증가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195억 원에서 76.9% 증가한 345억 원을 대출 받았으며, 보유 주식 4820만 주의 18.9%를 담보로 설정했다. 최태원 회장은 대출금은 동일했으나, 담보 비중이 33.4%에서 39.9%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담보대출 금액 5위에 올랐다.
반면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은 대출금이 208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28% 감소했다. 보유주식 1만 5078주를 매각해 일부 대출금을 상환한 것으로 보인다. 최 전 회장은 208만 7292주의 100%를 담보로 150억 원을 빌렸다. SK가 장손이자 최태원 회장의 5촌인 최영근씨는 기존 100억 원의 담보 대출 중 50억 원을 상환했으며, 보유 주식수에는 변화가 없었다.

영풍은 대출금이 급증하며 전체 대출금 규모도 네 번째로 많은 그룹이었다. 지난해 오너일가 3명만이 담보 대출을 받았던 것과 달리, 올해는 공동 담보 대출을 포함해 18명으로 증가하며 대출금액도 195억 원에서 4895억 원으로 크게 뛰었다.
HD현대그룹 오너일가의 주식 담보 대출 금액은 4152억 원으로 다섯 번째로 많았다. 전년(4175억 원) 대비 23억 원 감소했으며 담보비중도 52.4%에서 51.1%로 소폭 하락했다. 정기선 부회장이 대출금을 일부 상환한 영향이다. 이 기간 정기선 부회장의 보유주식은 415만 5485주에서 483만 7985주로 늘었으며, 담보비중이 42.7%에서 36.7%로 감소했다. HD현대 최대 주주인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의 경우 지난해와 동일한 3715억 원을 주식 담보로 빌린 상태다.
LG그룹은 오너일가 5명의 주식 담보 대출 금액이 4042억 원으로 전년(3603억 원)과 비교해 439억 원 증가했다. 담보 비중도 22.4%에서 26.1%로 확대됐다. 구광모 회장의 대출금이 2995억 원에서 3405억 원으로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이다.
한화그룹의 대출금은 지난해 1125억 원에서 811억 원 늘어나 2896억 원으로 확대됐다. 주식 담보 비중도 45.1%에서 56.8%로 두 자릿수 상승했다.
셀트리온그룹의 대출금 역시 100억 원 이상 증가했다. 서정진 회장은 지난해 보유 주식 826만 8563주의 34.9%를 담보로 2276억 9000만원을 대출 받았는데, 이번에 620억 원이 추가되면서 담보주식 비중도 42.2%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은 대출금이 많은 기업 순위에서 10위에 올랐으며, 서 회장 역시 개인 대출금 규모 기준 9위를 기록했다.
오너일가 개인 보유주식을 100%로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은 사례도 있다. 앞서 언급한 태영 총수인 윤세영-윤석민 부자를 비롯해 홍석현 BGF그룹 회장과 GS일가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과 4세 허선홍씨 등이다.
홍석현 회장은 작년과 동일하게 보유주식 전량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으나, 금액은 630억 원에서 60억 원 줄어든 570억 원을 기록했다.
허경수 회장은 대출 금액이 358억 원에서 545억 원 증가하며 903억 원을 기록했고, 담보 비중은 76.2%에서 100%로 상승했다. 허선홍씨는 보유주식 94.5%를 담보로 440억 원의 대출을 받은 후 이번에 9억 8700만 원을 추가로 대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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