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나를 부럽다 한다. 산에서 만난 노인이 그렇고 슈퍼의 점원이 그렇고...나는 반려견과 함께 산행을 하는 그 여자가 부러웠고 낯선 남자와도 허물없이 웃고 대화하는 젊은 여자가 부러웠다.(머니파워=황진교) 침대에서 막 빠져나온 듯한 부스스한 머리엔 모자를 눌러쓰고 세수도 안 한 얼굴은 넥워머로 반쯤 가리고 커피와 생수가 든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선다. 12월 들어 네 번째 아침 산행이다. 맑고 찬 아침 공기는 집안에서 묻어 나온 나른한 기운을 추풍낙엽처럼 떨군다. 연한 화장품 냄새를 날리며 출근길을 서두르는 사람들을 스쳐지나 두 개의 횡단보도를 건너 오래된 주택가를 걸어 올라가 다시 횡단보도를 건너 오르막을 올라가면 등산로 입구이다. 겨울 아침산은 고요하다. 고요하고 맑다. 고요하고 맑고 차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