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날 병원의 접수/수납 창구 앞 대기실에서, 어쩐지 업무에 미숙해 보이고 불친절하기까지 한 어린 남직원을 보면서 공황장애를 겪는 드라마 속 인물을 떠올린 것은 드라마를 본 여운이 가시지 않은 시기에 병원에 가게 된 우연으로 인한 일종의 경미한 과대망상일지도 모른다. (머니파워=머니파워) 오전 9시 반이 안 된 시간인데도 종합병원의 접수/수납 창구 대기실은 빈자리가 없었다. 붐비는 시간을 피하고 싶어 나름 부지런을 떤 행위가 무색할 지경이었다. 영하의 날씨 탓에 저마다 두꺼운 패딩 점퍼를 입거나 들거나 의자 위에 포개어 놓고 있어서 분위기는 무겁고 어둡고 칙칙했다. 겨울 패딩 점퍼는 왜들 어둔 색을 많이 입는지... 대부분이 노령층이었고 반 정도는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장소가 병원임을 ..